장유뉴스 :: 봄이라 더 좋은 하동 최참판댁

봄이라 더 좋은 하동 최참판댁: 소설 ‘토지’ 속으로 떠나는 문학기행; 2018.04.09 15:00 입력

<P>하동은 특히 봄이 아름다운 고장이다. <BR>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상도와 전라도로 나눠지는 이곳은 2월말부터 섬진강 건너 광양에서 꽃소식을 들려준다. 매화가 온 산을 뒤덮은 몽환적인 풍경에 취해 있자면 곧 강 건너 하동에서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린다. 십리벚꽃길은 벚꽃 구경 나온 차량들로 가득하고 그 풍경을 내려다보듯 악양뜰을 바라보며 최참판댁이 자리하고 있다.</P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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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P>최참판댁은 너무나 유명한 소설 ‘토지’의 배경이다.<BR>우리 문학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소설 ‘토지’는 박경리 선생의 장편소설로 한말의 몰락으로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대에 이르는 과정을 지주계층이었던 최씨 일가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폭넓게 그려내고 있다. 여러 번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는데 가장 최근이 2004년으로 그 때 드라마 세트장으로 만들어진 마을을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어서 소설 ‘토지’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.</P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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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P>최참판댁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다. <BR>입구엔 기념풍 가게들과 카페, 식당이 들어서 있어 올라가는 길이 심심하진 않다.<BR>그리고 전에 없던 ‘박경리 문학관’이 새롭게 들어서 소설 ‘토지’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.<BR>최참판댁에 이르기까지 소설 ‘토지’에 등장하는 평사리 마을 사람들의 집들이 작품을 바탕으로 잘 조성돼 있어서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소설속을 여행하는듯한 신기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.</P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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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P>소설 속 그대로 재현된 최참판댁은 풍수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. 평사리 악양뜰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비옥한 들판을 품에 안은 듯한 형세는 이 집이 이 땅의 주인임을 말해주는 듯하다. <BR>운동장만한 너른 마당과 사랑채와 안채, 별당채와 초당까지 갖춘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이다. <BR>별당에는 언제나 슬픈 눈을 하고 있던 서희가 앉아 있을 것만 같고 나무 대문을 밀며 길상이 들어설 것만 같다. 박경리 선생이 무려 25년 동안 쓴 소설은 그렇게 최참판댁에 고스란히 살아있었다. </P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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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P>소설 토지는 일제강점기와 6.25전쟁까지 약 50년에 걸친 우리의 역사가 살아있는 소설이어서 생생한 역사서를 읽어 내려가는 것 같다.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군상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누군가이다.<BR>소설 속에서 최치수가 머물던 사랑채에 올라 넓은 악양 들판을 내려다본다. 시대를 아우르는 우리민족의 고뇌와 정서가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. <BR>책속의 문학을 이렇게 절절하게 만나고, 보고, 거닐 수 있는 공간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. </P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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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P>최참판댁을 내려와 섬진강이 키운 재첩으로 깔끔하게 끓여낸 재첩국 한 그릇을 마주하면 여행은 더할 나위 없다. 함께 나온 봄냉이 무침에 제대로 봄기운이 완연하다.<BR>최참판댁은 연중무휴이고 입장료는 이천원이다.</P>